어린 시절 ‘50년 뒤에 석유가 고갈된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그로
부터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석유가 고갈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심지어 지금으로부터
50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왜 아직도 석유가 풍부하게 남
아있는 걸까요? 석유 고갈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석유고갈론?
1855년 벤저민 실리먼 주니어(Benjamin Silliman Jr) 예일대 교수는 ‘석유는 이상적인 조명 용 기름’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석유를 정제해 등유를 추출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후 1859년 8월 미국 펜실베니아주 타이터스빌에서 인류 최초의 상업용 유전이 잭팟을 터트 렸고 석유는 새로운 산업시대를 열고 문명의 지도를 바꿨습니다. 석유 사용량이 급증하자 인류는 ‘석유 고갈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1914년 미국 정부 는 “미국 석유 매장량은 10년 내 바닥날 것”이라고 이야기 했고, 1939년에도 “앞으로 10년”, 1977년 지미 카터 정부에서도 “앞으로 10년”을 이야기 했습니다.
시추기술의 발달
인류의 석유 탐사 기술과 시추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확인된 매장량만 해도 1970년대는 5500억 배럴, 1980년대는 6000억 배럴, 1990년 1조 배럴,
2017년 1조 6966억 배럴로 증가했습니다. 얼마 전 유전탐사에 성공한 가이아나 유전이나, 새
롭게 유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된 포항 영일만 앞바다처럼 새로운 유전의 발견은 인류가 사
용할 수 있는 석유 에너지의 양과 사용기한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심해에 매장된 석유를 채굴하는 기술이 부족하거나 채굴에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면 현재는 충분히 경제적으로 석유를 채굴할 수 있게 된 것도 매장량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습 니다.
새로운 채굴 기술로는 수평시추, 수압파쇄 등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수압파쇄는 미국의 ‘셰
일혁명’을 이룬 핵심 기술입니다. 셰일층에 있는 바위를 분해해 셰일오일(Shale Oil)을 추출
및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이죠. 미국은 이 기술을 통해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으로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석유 자원인 오일샌드(Oil Sands)는 액체 상태로 매장된 석유와 다르게 점토나 모래 에 함유된 석유를 뜻합니다. 오일샌드에서 석유를 추출하려면 흙에서 원유를 추출하고 정제하는 기술이 필요한데요.
이 과정이 꽤나 까다로워 오랫동안 방치돼 왔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석유 생산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의 발전
석유를 대체하는 새로운 에너지가 개발된 것도 석유 고갈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
예로 자동차는 석유를 동력으로 하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인데요. 최근 들어 전기차가 상용화되
면서 전통적인 자동차를 점점 대체해가고 있죠.
그 외에도 원자력에너지와 태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풍력에너지, 해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와 같이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고, 사용범위 또한 점차 넓어지고 있
습니다. 먼 훗날 석유가 고갈되는 시점이 되면 이러한 대체 에너지의 생산과 활용 기술이 더
욱 발달해 있을 것이며 또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고갈되지 않는다고, 다른 대체 에
너지가 많다고 석유를 펑펑 써서는 안 되겠죠. 그렇다고 석유가 없다고 세상이 멈출 것이라는
공포를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미래 세대와 지구의 환경을 위해 석유를 아껴 쓰면서 석유를
대체하는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고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 입니다.
:: 참고자료 ::
[팩트체크해~油] 석유 고갈… 50년 전에도 앞으로 50년, 지금도 50년?
SK이노베이션 뉴스룸, 2024. 5. 10
[커버스토리] 비관론자 "지금처럼 펑펑 쓰면 석유 고갈된다"…낙관론자 "확인매장량 증가, 석유 다 못쓸 것"
한국경제 생글생글, 2022.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