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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세계 석유 시장 지각 변동 오나?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세계 석유 시장 지각 변동 오나?」


2026년 1월, 전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타전되었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수부대 ‘델타포스’를 투입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했다는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이른바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남미의 반미(反美) 거점을 직접 타격한 셈이죠.


이번 작전은 단순한 정권 교체나 마약 소탕 작전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직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당분간 관리하겠다”고 선언하며,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자원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즉,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다시 편입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적 결단으로 해석됩니다.


과연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귀환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또한 이것이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1위 매장량 베네수엘라, 하지만…"


우선 베네수엘라가 가진 에너지 잠재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국입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은 약 3,030억 배럴에 달합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약 2,980억 배럴)보다도 많은 양으로,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약 17%를 차지합니다.


단순 수치만 보면 베네수엘라의 원유가 시장에 풀리는 순간, 유가가 급락하고 에너지 걱정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원유의 ‘질(Quality)’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특히 오리노코강 유역에 매장된 원유는 대부분 ‘초중질유(Extra-Heavy Crude)’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찰랑거리는 석유가 아니라, 끈적끈적한 꿀이나 아스팔트 같은 상태라는 뜻입니다.


이런 중질유는 땅에서 퍼 올리는 것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점도가 높아 특수 기술이 필요하고, 정제 과정에서도 일반 원유보다 훨씬 복잡한 공정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끈적거리는 원유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수평 시추 기술과 함께 증기 압입법(Cyclic Steam Stimulation)과 같은 열 회수 방식이 필수적이죠.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질유(Light Crude)가 빨대만 꽂으면 솟구치는 ‘생수’라면, 베네수엘라의 중질유는 힘껏 빨아들여야 겨우 올라오는 ‘밀크셰이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베네수엘라 중질유는 황 함유량이 4%에서 6%에 달하는 ‘고유황 산성유(High Sulfur Sour Crude)’이며, 바나듐과 니켈 등 중금속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불순물은 정제 과정에서 촉매를 오염시키고 설비를 부식시키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유 시설에서는 처리가 불가능하며, 반드시 전용 시설을 거쳐야만 하죠.


게다가 베네수엘라는 지난 20여 년간의 관리 부실과 투자 부재, 그리고 국제 제재로 인해 석유 생산 기반이 붕괴 직전입니다. 1999년 우고 차베스 집권 당시 일일 350만 배럴에 달했던 생산량은 최근 100만 배럴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이마저도 셰브론(Chevron) 등 일부 외국 기업의 제한적인 활동에 의존하고 있죠.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생산 능력을 과거 수준으로 복구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약 8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탐내는 '진짜' 이유"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렇게 비용도 많이 들고 까다로운 베네수엘라 원유에 눈독을 들이는 걸까요.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 반열에 올랐는데 말이죠.


여기서 ‘에너지 미스매치’라는 흥미로운 개념이 등장합니다. 미국 텍사스와 멕시코만 연안에 즐비한 정유 공장들은 과거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등에서 수입하던 중질유를 처리하는 데 최적화되어 설계되었습니다.


반면 미국 내에서 쏟아지는 셰일 오일은 아주 가벼운 경질유입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설비 특성상 경질유만으로는 공장을 효율적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무거운 중질유를 섞어줘야 합니다. 그동안 미국 정유사들은 베네수엘라 제재 탓에 캐나다나 멕시코산 중질유를 어렵게 구해다 썼는데, 이제 지척에 있는 베네수엘라의 중질유가 들어온다면 물류비 절감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개입은 단순히 독재자를 제거하는 명분을 넘어, 자국 에너지 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는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각 변동'은 오겠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그럼에도 국제 유가는 당분간 급락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가 망가져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에 대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한다 해도, 당장 내일 아침에 시장 판도가 뒤집히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또한 현재 세계 석유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 상태입니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요는 줄어드는데 미국, 브라질, 가이아나 등에서 석유가 쏟아져 나오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원유가 당장 시장에 풀린다고 해도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베네수엘라가 ‘친미’ 성향으로 돌아서고 미국의 자본과 기술이 결합한다면, 중남미 에너지 지형은 완전히 새로 짜일 것입니다. 특히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던 베네수엘라 석유가 끊기면 미중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또 하나의 강력한 카드를 쥐게 되는 셈이죠.


베네수엘라의 변화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 던져진 거대한 돌멩이입니다. 당장은 큰 파도가 치지 않을지 몰라도, 수면 아래에서는 이미 거대한 물결이 시작되었죠.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 정세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에너지 수급 전략을 다변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선 미국 주도의 새로운 에너지 공급망 협의체에 적극 참여하여 베네수엘라 중질유의 안정적인 도입 경로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아울러 노후화된 베네수엘라 정유 설비 현대화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에너지 외교를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되죠.


국내 4대 정유사는 고도화 설비 비중이 매우 높아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를 정제하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고도화 비율이 42%에 달해 중질유 도입 시 이익 극대화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마두로 정권 시절의 제재로 인해 한국 정유사들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70%를 상회했지만, 미국 주도의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이 정상화된다면 원가 절감과 함께 공급선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 경제에 있어서 베네수엘라발 석유 시장의 지각 변동은 위기이자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두로 이후의 베네수엘라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아닌 ‘안정판’이 될 수 있도록, 우리만의 정교한 에너지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범수 세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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