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파동 휘청이던 우리나라 석유 1억 9510만 배럴 쌓다」
"석유 파동이 남긴 경고"

석유비축기지.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불과 3년 전인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치솟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천연가스의 경우 러시아가 주요 수출국이었는데 서방 국가들의 금수 조치로 더는 들여올 수 없었고, 석탄의 경우 천연가스 발전을 대체하기 위하여 각국이 재가동하였기 때문입니다.
50여 년 전인 1970년대에는 중동 국가들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여 석유 가격이 급등하였습니다. 이를 ‘석유 파동(Oil Shock)’이라고 부릅니다. 1973년 제4차 중동 전쟁이 발발하며 중동 석유 수출국으로 구성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석유 수출을 제한하여 1차 석유 파동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979년 한국석유공사를 설립하고 이듬해 1980년 1차 정부 석유비축계획을 수립하며 비축유를 본격적으로 확충하기 시작한 배경입니다.
"45년의 축적: 비축을 넘어 석유로 수익까지 창출"
그로부터 45년 후 한국은 5차 석유비축계획(2026~2030년)을 세웁니다. 그사이 45년 동안 정부는 1억 10만 배럴, 민간은 9,500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하였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 가운데 4번째로 많은 석유 비축량입니다.
이 규모가 어느 정도냐면 외부에서 석유를 완전히 들여올 수 없는 경우에도 7개월(210일) 이상 버틸 수 있는 양입니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사진=안희민 제공
또, 우리나라는 국제공동비축 사업으로도 석유를 비축하였습니다. 국제공동비축사업은 산유국이 우리나라의 유휴 비축 시설에 원유를 저장하고 아시아 지역 판매 거점으로 활용하고 우리나라는 대신 경제적·전략적 이득을 취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으로 우리나라는 정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사우디 아람코와 계약으로 530만 배럴(5,500억 원 가치)의 석유를 유치하였습니다.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와 계약으로 2023년부터 3년간 1,440만 달러의 수익을 확보했습니다.
한때 석유 파동으로 휘청이던 나라가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더는 석유로 인하여 흔들리지 않게 된 것뿐만 아니라 국내 석유비축 시설을 중동 국가에 임대하여 수익까지 올리는 수준까지 올라와 감개무량합니다.

국제공동석유비축사업.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5차 석유비축계획: 앞으로는 ‘양’에서 ‘질’로"
우리나라는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5차 석유비축계획에서는 이제 와는 다른 전략을 채택합니다.
기존에는 석유 확보에 최우선을 둬 중질 유종(Heavy Oil)을 위주로 비축하였는데 앞으로는 유종을 교체하여 국내 수요가 높은 경질 유종(Light Oil)으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기름을 많이 쌓아두는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국내 석유 사업 여건과 실제 수요 변화에 적합한 선호 유종으로 비축유를 재구성하는 것이죠. 아울러 경질 유종의 비중을 높여 실제 수급 위기를 마주할 때 국내 정유 시설과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는 2030년에 글로벌 석유 수요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유종 위주로 내실 있게 석유 곳간을 채울 계획을 5차 석유비축계획에 담은 것이죠.
무려 7개월을 버틸 수 있는 석유를 확보하였을 뿐만 아니라 석유를 수입하는 중동 국가를 상대로 돈을 벌고, 국내 비축 석유의 질을 개선하는 모습에서 더는 석유 파동에 허덕이던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국력이 신장한 것이어서 기쁩니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첫 입항. 사진=안희민 제공
[참고 문헌]
“정부 석유비축유 1억배럴 달성…"석유공급 위기 대응"
연합뉴스 2025년 12월 22일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