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기간 10년⟶6.5년으로 단축…시행 2달 남은 해상풍력특별법 어떻길래」
"개발기간 단축 신호탄, 해상풍력특별법"
해상풍력은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보급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육지에 설치하는 태양광이나 육상풍력은 한 곳에서 대단위로 개발하기 어렵습니다. 바다 위에 건설하는 해상풍력은 부지 제약이 덜하고 발전기를 대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 시설인 해남 솔라시도의 설비 용량은 98㎿입니다. 이에 비해 올해 준공 예정인 전남 영광 낙월해상풍력단지는 364.8㎿에 이릅니다. 최근에 개발된 해상풍력발전 터빈은 1개에 15MW의 용량을 자랑합니다. 앞으로 해상풍력단지의 규모는 더 커질 것입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해상풍력 개발은 참 더디게 진행됐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반대하는 지역 주민의 설득과 28개에 달하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시간을 지체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 2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사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이 법은 2025년 3월 25일 공포되었고 1년 후인 올해 3월 26일 시행될 예정입니다.
법 시행 두 달을 앞두고 정부는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등 하위 법령 제정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4일에는 한국풍력산업협회와 함께 하위 법령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해상풍력특별법이 만들어지면 현재 10년 넘게 걸리는 해상풍력 개발기간이 6.5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동안 사업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해상풍력 입지 개발과 주민 설득을 정부가 주도하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기 때문입니다.

"현행 해상풍력은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지금까지는 사업자가 직접 해상풍력발전소를 세우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야 했습니다. 바람의 상태와 전력망 등 여러 여건을 검토해 적합한 지역이라고 판단이 서면 사업자는 풍황 계측기를 1년 이상 설치해 실제 풍황 자원을 관측합니다. 해당 대상지의 전력망, 해상이용계획, 지반 등도 조사합니다.
이와 동시에 지방자치단체, 토지 소유주, 어민과 접촉해 해상풍력 발전소 개발 계획에 관해 설명해야 했습니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보상안을 마련하는 것도 전부 사업자의 몫이었죠. 일련의 작업이 마무리되면 사업자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정부로부터 발전 사업 허가를 받습니다.
발전 사업 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인허가 절차에 들어갑니다. 사업자는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뿐 아니라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 여러 부처를 개별적으로 접촉해야 합니다. 이 외에 한국전력과 송전용 전기 설비 이용 계약도 체결해야 합니다.
해상풍력 인허가 절차 중에서는 환경영향평가(기후에너지환경부),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해양수산부), 해상교통안전진단(해양수산부), 군작전성 검토(국방부) 등이 핵심으로 꼽힙니다. 환경영향평가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또 주민 수용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군작전성 검토에서는 해상풍력 터빈이 전파를 간섭하지 않는지, 해상풍력발전소가 군작전 지역을 침범하고 있지 않은지 등을 살펴봅니다. 발전 사업 허가까지 받았으나 군작전성 검토에서 사업이 좌절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별법 이후 달라지는 정부 주도의 해상풍력 개발"
두 달 뒤 해상풍력특별법이 시행되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정부가 주도해 해상풍력 입지를 선정하고 주민 수용성도 확보합니다. 정부는 바람의 상태, 환경, 어업, 해상교통, 군작전 영향 등 다양한 요소를 사전에 검토해 계획입지를 지정합니다. 정부가 주도해 입지를 발굴하기 때문에 사업자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사업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 조직도 생겨납니다. 우선 국무총리와 민간이 공동 위원장을 맡는 해상풍력발전위원회가 신설됩니다. 해상풍력발전위원회는 예비지구와 발전지구의 지정 및 해제, 기본계획 확정 및 변경, 실시계획 승인, 발전사업자 선정, 부처 간 이견 조정, 제도 개선 등을 심의‧의결합니다. 해상풍력발전위원회는 각 부처 장관, 민간 전문가 등 25명 이내로 구성되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간사를 맡습니다.
해상풍력발전위원회 산하에는 경미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실무위원회를 둡니다. 실무위원회는 각 부처 실‧국장, 민간 전문가 등 25명 이내로 구성되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습니다.
표1. 해상풍력발전위원회와 실무위원회 비교. 자료=기후에너지환경부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지역민 중심의 민관협의회도 운영합니다. 민관협의회는 정부위원(지방자치단체)과 민간위원(주민‧어민대표) 50% 이상, 공익위원(관련 전문가) 20% 이상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주민 수용성 확보는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서 큰 난제 중 하나였습니다. 이를 사업자가 아닌 지방정부가 나서서 해결함으로써 해상풍력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상풍력특별법이 시행되면 정부는 입지정보망을 활용해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을 예비 지구로 지정합니다. 이후 예비 지구를 대상으로 환경영향조사를 시행한 후 단지 위치, 시설 배치, 수용성 확보 등을 통해 기본 계획을 수립합니다.
민관협의회를 통해 수용성을 확보한 후 경제성, 사업 실현성, 산업 기여도 등 지정 요건을 충족하면 발전지구로 지정합니다. 이때 총용량 1기가와트(GW)를 초과하는 발전지구는 송전 사업자(한국전력)가 공동접속설비를 우선 건설해야 합니다.
이후 정부는 경쟁 입찰 방식으로 해상풍력 사업자를 선정합니다. 입찰 시에는 발전 단가, 재무건전성, 자금조달 능력, 수용성 확보 계획, 산업 기여도, 사업비 적정성 등을 평가합니다. 선정된 사업자는 실시계획을 수립해 환경성 평가서 및 인허가 서류와 함께 신청합니다.
실시계획에는 발전구역 위치 및 면적, 사업 기간, 자금조달계획, 민관협의회 결과 이행, 손실보상, 보안 및 재난 대비, 산업 기여, 안전 확보, 원상회복 계획 등을 담아야 합니다. 해상풍력발전위원회가 이 실시계획을 승인하면 전기사업허가, 공유수면 허가 등 28개 인허가 절차가 의제 처리됩니다. 과거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각 부처와 진행하던 것이 원스톱으로 해결되는 것입니다. 인허가 절차를 마친 사업자는 신고 후 착공에 들어가면 됩니다.
표2. 실시계획 승인 절차. 자료=기후에너지환경부
정부는 해상풍력특별법 시행을 위한 하위 법령을 입법 예고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법 시행을 위해 7개의 고시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법이 시행되면 곧바로 해상풍력발전위원회 등 필요한 조직이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더디게만 진행하던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가 붙길 기대해 봅니다.
강희종 아시아경제 기자




